마크 로드코: 색면 속에 감정을 담은 화가, 그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마크 로드코: 색면 속에 감정을 담은 화가, 그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마크 로드코(Mark Rothko, 1903-1970)

마크 로드코는 누구인가? 그의 삶과 예술 세계

마크 로드코(Mark Rothko, 1903-1970)는 러시아(현재 라트비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이민자로서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해야 했고, 이러한 경험은 그의 예술 세계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예일대학교에서 학업을 시작했으나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인해 뉴욕으로 가 미술 공부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표현주의적 화풍을 따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완전히 독창적인 색면 추상(Color Field Painting) 기법을 개발하며 현대 미술의 거장으로 자리 잡았다.

로드코는 단순한 색의 조합이 아닌, 색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고 공간을 창조하는 방식에 집중했다. 그는 “예술은 감정의 전달이며, 진정한 회화는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관객에게 깊은 몰입과 감각적 경험을 제공하며, 단순한 색면이 아닌 감정이 깃든 공간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로드코의 삶과 예술적 신념

로드코는 예술적 신념이 확고한 인물이었다. 그는 회화가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철학적이고 감성적인 깊이를 전달해야 한다고 믿었다. 뉴욕에서 그는 아방가르드 미술 그룹과 교류하며 급진적인 예술 운동과 철학을 접했다. 그의 예술은 점차 현실적 묘사에서 벗어나 색과 형태만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1958년, 뉴욕 세그램 빌딩을 위한 벽화를 제작했지만, 상업적 공간에서 자신의 작품이 단순한 장식물로 사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 설치를 거부했다. 이후 이 작품들은 여러 미술관과 갤러리에 나뉘어 전시되었다. 또한, 그는 관객의 몰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미술관에서 자신의 작품을 낮은 위치에 배치하도록 요청하는 등, 단순한 회화가 아닌 공간적 경험을 고려했다.

색면 추상: 단순한 색의 조합인가, 감성의 깊이인가?

로드코의 대표적인 화풍은 색면 추상(Color Field Painting)이다. 그는 전통적인 구상 회화를 벗어나 색 자체를 감정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삼았다. 그의 작품은 보통 거대한 캔버스 위에 색의 층을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제작되며, 색채의 대비와 흐름을 통해 마치 관객을 감싸는 듯한 공간감을 형성한다.

그는 특정한 색의 조합이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믿었으며, 색채의 배치는 매우 정교한 계산과 직관적 감각에 의해 결정되었다. 로드코의 그림 앞에 서면 단순한 색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색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이 때문에 그의 작품은 ‘색이 울린다’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로드코의 대표작: *No. 61 (Rust and Blue)*와 *Untitled [White, Blacks, Grays on Maroon]*

No. 61 (Rust and Blue), 1953

이 작품은 로드코의 색면 추상 회화 중에서도 감성적인 울림이 강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녹이 슨 듯한 갈색과 깊은 푸른색이 조화를 이루며, 층층이 쌓인 색채가 마치 관객을 감싸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로드코는 이 작품을 통해 단순한 색이 아니라, 관객의 감정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공간을 창조했다.

 

No. 61 (Rust and Blue), 1953

Untitled [White, Blacks, Grays on Maroon], 1963

이 작품은 로드코의 후기 작업 중 하나로, 그의 색면 추상이 점점 더 어두운 색조와 미묘한 중간색들의 조합으로 변해가던 시기의 작품이다. 마룬 색의 배경 위에 흰색, 검은색, 회색이 조화를 이루며 배치되어 있는데, 이는 그의 후기 스타일에서 더욱 극대화된 감정적 깊이와 내면적 사색을 상징한다. 로드코는 이 작품을 통해 단순한 색이 아닌, 색의 관계가 불러일으키는 감정을 탐구했다. 관객은 작품 앞에서 색의 울림과 중첩된 분위기를 직접 체험하며,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된다.. 붉은색 계열 위에 검은 사각형이 겹쳐진 구도는 단순하지만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마치 끝없는 공간 속으로 빠져드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로드코는 이 시기부터 더욱 어두운 색조를 사용하며, 색의 중첩을 통해 감정적 깊이를 극대화하는 실험을 지속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색면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과 감정을 반영하는 창이 되어 관객과 교감하도록 의도되었다.. 하지만 그는 이 벽화들이 상업적 공간에서 장식적 용도로 사용되는 것에 대한 깊은 회의감을 느끼고, 프로젝트를 철회했다. 이후 이 작품들은 여러 미술관과 갤러리로 나뉘어 전시되었다.

 

Untitled [White, Blacks, Grays on Maroon], 1963

음악과 회화의 조화: 모턴 펠드만과 로드코의 예술적 대화

로드코의 작품은 음악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현대음악 작곡가 모턴 펠드만(Morton Feldman, 1926-1987)은 로드코의 색면 추상에서 영감을 받아 'Rothko Chapel' (1971)이라는 곡을 작곡했다. 이 곡은 텍사스 휴스턴에 위치한 '로드코 채플(Rothko Chapel)'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로드코의 작품과 깊이 연결된 명상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다.

*'Rothko Chapel'*은 혼성 합창, 비올라, 타악기, 그리고 첼레스타 같은 악기들을 사용하여 로드코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고요하고 영적인 감각을 음악적으로 표현한다. 펠드만은 로드코의 그림처럼 최소한의 요소로 깊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을 만들어냈으며, 반복과 미세한 변화를 통해 청중이 음악 속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는 미술과 음악이 만나 새로운 차원의 예술적 대화를 이루어낸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모턴 펠드만(Morton Feldman, 1926-1987)

로드코의 예술이 현대 미술에 남긴 것

마크 로드코는 색채를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그의 작품은 회화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감각적 경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미니멀리즘, 설치미술, 색채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주었다. 그의 색면 추상은 후대 작가들에게 강한 영감을 주었으며, 현대 미술에서 색이 갖는 의미를 새롭게 정의했다. 그의 작품은 한 때,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품으로 판매되었을 정도로 그의 현대 미술에 대한 영향력은 엄청나다. 

그의 작업을 통해 우리는 ‘색’이 단순한 시각적 요소가 아니라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깊이 있는 언어임을 깨닫게 된다. 로드코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그의 작품을 볼 때 단순히 색을 보는 것일까, 아니면 색을 통해 무언가를 느끼고 있는 것일까?

 

딥블루의 예술적 시선 
여러 강력한 색채적 특징을 가진 작가들을 많이 접하지만, 로드코만큼 나의 내면과 잘 맞는 작가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의 색은 평소 블루지한 나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낸 듯 늘 편안했다. 그 깊이가 어디까지인지 가늠도 못할 만큼 , 단순하지만 깊은 그의 작품에 가끔 헤어나오고 싶지 않을 때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작곡가인 펠드만의 곡을 들으면서 오늘의 예술적 시선을 마치려고 한다. 


https://youtu.be/ZPonAqHZvi8?si=eSAhUCJLhxKLHSOO

Rothko Chapel 1

https://youtu.be/vi7En64J96o?si=vdORa1VSx6h7Fr9i

Rothko Chapel 2

https://youtu.be/RMLgDLPkss8?si=DN9LFDZ6sukDlYW2

Rothko Chapel 3

https://youtu.be/g367tP4WrEo?si=IPgbygBv20vKhEUD

Rothko Chapel 4

https://youtu.be/Y8al_H6IRaQ?si=DkxtTJyOkfkfTogJ

Rothko Chapel 5

https://youtu.be/cj69iU3zRWM?si=eRVs1OYNLGrmYCfK

Why Patter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