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블루의 예술블로그

여러 작품과 예술가들을 소개하며 예술적 고찰을 통해 삶을 논해봅니다.

  • 2025. 3. 7.

    by. deepbluetime

    목차

      요제프 보이스: 예술은 행동이다, 그는 무엇을 바꾸려 했는가?

      Joseph Beuys, 1921-1986
      Joseph Beuys, 1921-1986

       

      예술은 행동이다: 그는 왜 미술관을 벗어났는가?

      요제프 보이스(Joseph Beuys, 1921-1986)는 현대 미술에서 가장 급진적이고 도전적인 예술가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단순한 미술작품을 넘어, 예술이 사회적 행동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의 작품은 전통적인 회화나 조각과는 거리가 멀었으며, 행동과 참여를 통해 예술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였다.

      보이스는 기존의 미술 개념을 완전히 해체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예술가가 될 수 있다"라고 선언하며, 예술이 더 이상 특정한 재료나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시대를 열었다. 그는 전통적인 캔버스를 버리고, 자신의 몸을 사용하거나 환경을 바꾸는 방식으로 예술을 실천했다.

      그렇다면, 그는 왜 이러한 방식으로 예술을 실천했을까? 그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예술이 단순한 시각적 경험을 넘어, 사회적, 정치적, 철학적 변화를 이끄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요제프 보이스, 그는 누구인가?

      요제프 보이스는 1921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했으며, 그의 비행기가 격추되어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보이스는 이후 이 경험이 자신의 예술 세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추락 후 타타르족 유목민들에 의해 구조되었고, 그들이 그의 몸을 **펠트(felt, 펠트 천)**와 **지방(fat, 동물성 지방)**으로 감싸 회복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이 이야기는 그의 예술적 신화 중 하나가 되었으며, 이후 그의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요한 재료가 되었다.

      전쟁 후, 보이스는 뒤셀도르프 예술 아카데미에서 조각을 공부했으며, 이후 교수로 활동하며 급진적인 예술 개념을 가르쳤다. 그는 학생들에게 단순한 미술 기법이 아니라, 예술을 통해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철학을 전파했다. 그러나 그의 교육 방식은 너무 혁신적이었고, 결국 그는 교수직에서 해고되었다. 하지만 그의 해고는 오히려 더 큰 예술적 움직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Joseph Beuys, 1921-1986
      Joseph Beuys, 1921-1986

       

      행동하는 예술: 보이스의 대표적인 퍼포먼스와 작품

      보이스는 전통적인 미술작품보다 행동을 통한 예술적 개입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몸과 공간을 활용하여, 강렬한 메시지를 담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나는 미국을 사랑한다, 그리고 미국도 나를 사랑해야 한다》(**I Like America and America Likes Me, 1974)

      이 작품은 보이스가 뉴욕에 도착한 순간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공항에서부터 구급차를 타고 갤러리까지 이동했으며, 전 과정에서 미국 땅을 한 번도 직접 밟지 않았다. 갤러리 안에서 그는 코요테(Coyote) 한 마리와 함께 3일 동안 생활했다. 그는 코요테와 신체적으로 접촉하거나 교류하려 시도했고, 둘 사이의 긴장과 변화하는 관계를 탐구했다.

      이 퍼포먼스는 단순한 실험이 아니라, 미국과 유럽, 인간과 자연, 서구 문명과 원시적 감각 사이의 관계를 상징하는 작품이었다. 그는 코요테를 미국 원주민 문화의 상징으로 설정하고, 유럽인의 미국 정복에 대한 반성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펠트 슈트》(Felt Suit, 1970)

      보이스는 자신의 전쟁 경험에서 비롯된 재료인 펠트를 자주 사용했다. *《펠트 슈트》*는 전시를 위한 조각 작품이 아니라, 실제로 입을 수 있는 옷이었다. 그러나 이 옷은 단순한 의류가 아니라, 몸을 감싸 보호하는 상징적인 방어막이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신체와 환경의 관계, 그리고 보호와 치유의 개념을 탐구했다.

      《7000개의 떡갈나무》(7000 Oaks, 1982-1987)

      보이스의 예술은 단순한 퍼포먼스에 그치지 않고, 도시 환경을 변화시키는 적극적인 행동으로 이어졌다. 그는 1982년 독일 카셀에서 열린 ‘도쿠멘타(Documenta)’ 전시에서 7,000그루의 떡갈나무를 심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환경 운동이 아니라, 예술이 현실을 직접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험이었다.

      보이스는 예술이 단순히 미술관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되며,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이 프로젝트는 5년 동안 지속되었으며, 지금도 카셀의 거리에는 보이스가 남긴 떡갈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청소(Ausfegen, 1972)》

      이 작품에서 보이스는 거리로 나가 직접 빗자루와 삽을 들고 독일의 공공장소를 청소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그는 나치즘과 같은 과거의 유산을 상징적으로 ‘쓸어내는’ 행위를 통해, 예술이 사회적 변화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 퍼포먼스는 단순한 환경미화가 아니었다. 보이스는 쓰레기를 모아 전시 공간에 가져와, 그것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만들었다. 이는 사회적 문제를 직접 행동으로 개입하고, 그 과정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그의 철학을 잘 보여준다. *《청소》*는 예술이 단순히 표현의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치유와 정화의 과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작품이다.

      청소(Ausfegen, 1972)
      청소(Ausfegen, 1972)

       

      《요제프 보이스 à la Hamburger Bahnhof (Berlin)》

      이 작품은 베를린에 위치한 함부르거 반호프 미술관에서 전시된 보이스의 중요한 작업 중 하나로, 그의 철학과 예술적 신념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이 전시는 단순한 작품 전시가 아니라, 그의 사상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공간 설치였다.

      전시 공간에는 보이스의 상징적인 재료인 펠트, 지방, 꿀, 그리고 석고 같은 물질이 활용되었으며, 그는 이들을 통해 자연과 인간, 치유와 변화의 개념을 탐구했다.

      또한, 보이스는 이곳에서 그의 대표적인 개념인 **‘사회 조각(Social Sculpture)’**을 강조했다. 그는 예술이 단순한 시각적 경험이 아니라,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임을 주장했다. 이 전시는 그가 예술을 통해 실현하고자 했던 철학적, 정치적 메시지를 가장 명확하게 전달한 자리 중 하나였다.

      à la Hamburger Bahnhof (Berlin)
      à la Hamburger Bahnhof (Berlin)

       

      보이스가 남긴 것: 예술과 삶의 경계를 허물다

      요제프 보이스는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술’의 개념을 완전히 확장했다. 그는 예술이 단순한 시각적 경험이 아니라, 사회적 변화와 혁신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의 철학은 **“모든 사람이 예술가다”**라는 유명한 선언으로 요약된다. 그는 예술을 특정한 전문가들의 영역에서 벗어나, 모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행위로 만들고자 했다. 그의 사상은 오늘날 환경 예술, 참여형 예술, 그리고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현대 미술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는 그의 작품을 단순한 퍼포먼스로 볼 수도 있지만, 사실 그것은 예술이 어떻게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거대한 실험이었다. 그의 예술은 여전히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예술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예술을 통해 무엇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

      Biennale de Paris 1985 Joseph Beuys Nam June Paik
      Biennale de Paris 1985 Joseph Beuys Nam June Paik


      딥블루의 예술적 시선

      예술은 감상하는 것인가, 행동하는 것인가? 요제프 보이스는 그 경계를 무너뜨렸다. 그는 예술을 벽에 걸어두는 것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직접 움직이고, 변화시키는 과정으로 보았다. 그의 작품 앞에서 나는 묻게 된다. 예술은 우리가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예술을 통해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